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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기

임직원 가족의 행복한 여행이야기

미술학도 아내와 함께한 스페인 테마 여행

여행을 즐기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한번 가는 여행 다 보고 와야지’라는 마음으로 바쁜 여행을 즐기는 분도 있을 것이고 휴식에 방점을 찍는 분도 있을 것이다. 나는 되도록이면 테마가 있는 여행을 하려 한다. 그래야만 여행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오래 남기 때문이다. 이번 스페인 여행의 테마는 ‘미술’이었다. 미술학도인 아내 덕분에 신혼여행지인 이탈리아에서도 주로 비엔날레와 미술관을 돌아다녔다. 오랜만에 가는 유럽인만큼 신혼의 기분을 살려 미술관 투어를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바르셀로나 미술 여행이 시작되었다. 글_ DB Inc 제조운영팀 김경무 대리

어떤 곳을 여행할 때 우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곤 한다. 세계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 앞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스페인 여행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미술이다. 거리거리마다 묻어있는 미술의 흔적은 예술과 낭만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아내와 나는 스페인을 여행하는 동안 총 다섯 군데의 미술관에 다녀왔다. 각 미술관의 특징을 소개하며 당시 보고 느낀 감정들을 짧은 글과 사진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 비행기 티켓과 여권을 손에 쥐면 여행 가는 게 실감이 난다.

미술 여행 TIP > 바르셀로나 아트티켓 구입하기 (http://articketbcn.org/en)

·바르셀로나에는 미술관이 정말 많다.
·구글 맵에서만 검색해도 10개가 훌쩍 넘는다.
·아트티켓을 구입하면 6개의 유명 미술관을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입장권을 개별 구입하는 것보다 약 40% 이상 저렴하다.
·최소 4개 이상의 미술관에 들를 예정이라면 이득이다.
·티켓 소지자는 빠른 입장도 가능하다.
·미술관마다 다른 디자인의 스탬프를 찍어줘서 모으는 재미도 있다.

#1. 안토니 타피에스 미술관(Fundacio Antoni Tapies)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안토니 타피에스 미술관. 아마 아트티켓으로 갈 수 있는 곳 중 가장 덜 알려진 미술관일 것이다(사실 나도 아내의 설명을 듣고 알았다). 근처에 가우디의 건축으로 유명한 까사 바뜨요가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아, 여기 현대미술관이겠구나!’라는 느낌이 한 번에 든다. 외관이 아주 멋있다.

안토니 타피에스는 20세기 초현실주의의 거장이라고 한다. 나도 현대미술은 잘 몰라서 아내에게 작품 보는 방법을 배웠다. 현대미술을 보는 팁은 최대한 머리를 덜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작품에 기죽지 말고 재미있으면 조금 더 보고 재미없으면 넘어가야 한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건 그 다음이다.

마침 찾아간 날이 평일이었는데 어린이들이 참관 수업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직접 재료를 사용해서 작품 제작을 시연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미술관들이 많이 생기고,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참관수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옥상에 올라가면 대형 설치 작품이 있다. 스페인은 연간 강우일이 3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옥외공간을 이용한 건축물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2. 바르셀로나 현대 문화 센터(CCCB)

바르셀로나 현대 문화센터 Centre de Cultura Contemporània de Barcelona. 앞 글자만 딴 CCCB로 불린다. 한 공간에 오래된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이 있는 함께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18세기 건물과 21세기 건물 사이에 넓은 마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영화제, 콘서트, 마켓 등이 열린다고 한다.

CCCB는 상설 전시가 아닌 기획 전시를 한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1970년대 페미니즘을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주로 사회성 짙은 전시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어떤 전시를 하는지 미리 찾아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입구에 라이에(Laie)라는 서점이 있는데 아주 귀여운 굿즈들을 많이 판다.

#3. 피카소 미술관(Museu Picasso)

피카소 미술관이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게르니카나 아비뇽의 처녀들 같은 작품은 없다. 대신 피카소가 소년기와 청년기에 그렸던 초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소장품 중 특히 유명한 것은 ‘시녀들(Las Meninas)’이다.

스페인의 가장 위대한 화가로 추앙받는 벨라스케스의 원작을 보고 변주해서 그린 것으로 50여 점이 넘는다. 색 활용이나 형태가 재치 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보는 내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피카소의 작품을 실제로 보면 ‘못 그린 것 같은데 잘 그렸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닫게 된다.

▲ 피카소의 자화상(왼쪽)과 아프리카 풍의 도자기(오른쪽). 어딘지 모르게 천진난만한 느낌이 든다.

#4. 호안 미로 미술관(Fundacio Joan Miro)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니다 보면 해안가 쪽으로 케이블카가 연결되어 있는 언덕을 볼 수 있다. 바로 몬주익 언덕이다. 바르셀로나 시내는 물론 바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뷰포인트로 인기가 높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황영조는 이 몬주익 언덕에서 일본의 모리시타 고이치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 호안 미로 미술관은 언덕 꼭대기에 있어서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웬만한 전망대보다 나으니 호안 미로 미술관을 간다면 꼭 2층 옥상에 나와 보자.

언덕 위에는 호안 미로 미술관이 있다. 호안 미로는 피카소, 달리와 함께 스페인 대표 3대 거장으로 꼽힌다. 우리에겐 앞서 말한 두 화가만큼 친숙하진 않다. 그나마 최근 국내의 한 라면 회사가 ‘호안 미로 스폐셜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조금 더 알려졌다. 호안 미로의 작품은 수수께끼를 보는듯한 재미가 있었다. 그림을 감상하고 난 뒤 제목을 보면 ‘아, 그렇구나!’라는 감탄이 나온다. 아래 두 그림의 제목을 모른 채 한 번 감상해 보시라.

정답은 2+5=7(왼쪽)과 자화상(오른쪽)이다. 호안 미로 미술관은 공간에 따라 전시를 달리하고 있다. 화이트 박스에는 추상적인 그림, 넓은 공간에는 엄숙한 조각 작품, 2층 야외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가 있었다. 공간 활용 방식이 참 인상적이었다.

#5. 피게레스 달리 극장 미술관(Figueres Teatre-Museu Dali)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은 피게레스(Figueres)라는 소도시에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무려 두 시간이 걸린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바르셀로나까지 왔는데 달리를 안 볼 수 없었다. 굳게 마음을 먹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기차를 탔다. 피게레스는 정말 작은 시골마을이었는데, 내리자마자 달리의 얼굴이 반겨준다.

달리 미술관은 도시 한가운데 있다. 스페인 내전 때 부서진 극장을 달리가 직접 디자인해서 개조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미술관처럼 하얀 방에 작품이 놓여있는 게 아니라, 극장-미술관이라는 이름대로 관객석이나 회랑 사이사이에 작품이 숨겨지듯 놓여 있다. 동선도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잘못하면 같은 곳을 뱅뱅 돌게 될 수도 있다. 약 올리는 듯한 설치 미술들이 재미있던 미술관이었다.

▲ 매 웨스트(Mae West) 방(왼쪽)과 작품 감상하며 한 컷(왼쪽)

위 작품의 이름은 <매 웨스트(Mae West) 방>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희곡작가인 매 웨스트의 얼굴을 본떠서 만든 것이다. 소파와 액자, 벽난로가 있는 거실처럼 보이지만 뒤쪽 계단에 올라서 보면 소파는 입, 액자는 눈으로 보인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걱정이 많았다. 미술관만 보고 다니면 며칠 못 버티고 금방 질려버리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여행이 끝날 때쯤이 되자 생각이 바뀌어 있었다. 오히려 못 본 곳이 너무 많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만이 아니었다. 돌아다녀 보니 바르셀로나란 도시는 골목 사이사이마다 예술로 가득 차 있었다. 언젠가 다시 또 이곳을 찾아 못다 한 여행을 이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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