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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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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빠진 사람들

한 달 접속자 수 19억 명(전세계 기준),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1위, 한 달에 총 6억 시간 사용(국내 안드로이드폰 전체 사용자 기준). 모두 유튜브 얘기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유튜브에 빠졌을까. 글_ 금진호(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겸 경제칼럼니스트)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은 유튜브

지금 전 세계는 유튜브에 빠져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일단 국내 통계만 보더라도 유튜브의 영향력과 확장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2019년 4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유튜브로 조사됐다. 한 달 총 사용시간은 388억 분. 시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65억여 시간에 달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총 이용시간(258억 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2위는 카카오톡(225억 분), 3위는 네이버(153억 분), 4위는 페이스북(42억 분)이 뒤를 이었다. 주 이용 연령층도 고른 편이다. 유튜브는 10~50대까지 전 세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10대와 50대의 이용 시간이 두드러진다. 특히 50대 이상의 경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사용 시간이 50% 이상 급증했다. 이제 5060 세대들도 TV 리모콘을 내려놓고 컴퓨터 마우스를 잡고 클릭하는가 하면, 스마트폰을 두드리며 검색에 열을 올린다. 모두 유튜브가 바꿔 놓은 일상의 변화다.

키즈와 실버, 직장인까지! 크리에이터 전성시대

유튜브로 인해 바야흐로 1인 크리에이터 시대가 열렸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유튜브’다.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문화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오산. 대표적인 예가 손녀딸의 추천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73세 박막례 할머니다. 박막례 할머니는 ‘치과 들렀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이라는 제목의 콘텐츠로 239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지금은 8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로 거듭났다. 얼마 전에는 유튜브 CEO인 수잔 보이치키가 박막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잔 보이치키는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유튜브의 꿈”이라며, 박막례 할머니가 그 지향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치켜세웠다.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파워 유튜버 대열에 합류한 케이스도 많다. ‘가수보다 더 노래 잘하는 유튜버’로 유명한 커버 가수 제이플라는 2018년 우리나라 유튜버로는 최초로 구독자 1천만 명을 돌파했다. ‘핑거 스타일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정성하씨는 이미 10대 때 출중한 기타 실력을 뽐내며 일찌감치 유명세를 탔고, 한국 최초로 유튜브 채널 동영상 1억뷰를 기록한 장본인이다. 덕분에 해외 유명 기타리스트와 협연을 하는 등 보다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위 : 유튜브 CEO인 수잔 보이치키는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73세)를 직접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아래(좌) : 월 매출액이 40여 억원에 달한다는 ‘보람튜브’의 키즈 크리에이터 이보람(6세) 양.
아래(우) : 국내 최초로 유튜브 동영상 1억뷰를 돌파한 정성하 씨.

실버 크리에이터에 맞서는 키즈 크리에이터도 있다. 브이로그와 장난감 리뷰 등의 콘텐츠로 1,2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보람튜브’의 이보람(6세) 양은 한 달 수익이 무려 42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우리나라의 최연소 유튜버는 ‘서은 이야기’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신서은 양이다. 신서은 양의 부모는 아이가 생후 21개월 됐을 때 처음 유튜브를 시작해 지금은 구독자 346만 명을 보유한 유명 채널이 됐다. 능숙한 장난감 리뷰로 2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라임튜브’의 유튜버 라임(9세) 양, 독보적인 춤 실력으로 3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어썸하은’의 하은(11세) 양도 유명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다.

▲ 좌: 공무원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우 :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에서 유튜버로 전향한 ‘소봉’ 채널의 곽소현 씨.

직장인들의 평범한 일상을 다룬 브이로그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원부터 시작해 변호사, 약사, 어린이집 선생님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과 일상에 대해 보여주는 브이로그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직장과 유튜브를 병행하다 아예 전업 유튜버가 되는 경우도 있다. 화장품 회사의 상품 전략팀에서 일하던 곽소현 씨는 ‘뷰티 유튜버’로 전업해 32만 명의 구독자 수를 거느린 유튜버가 됐다.

▲ 50대 이상의 유튜브 이용률 급증은 ‘유튜브 정치’의 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유튜브와 정치의 상관관계

유튜브는 동영상 콘텐츠 제작과 유통은 물론이고 정치와 선거 문화에도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유튜브는 이메일이나 전단지에 의존하던 기존 선거전의 양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2007년 7월 미국에서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이때 CNN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토론 영상을 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50대 이상 유튜브 이용률을 높인 결정적 이유도 바로 정치다. ‘유튜브를 장악해야 선거를 장악할 수 있다’는 자극적인 말도 서슴지 않고 나올 만큼, 유튜브를 통한 정치 선전 효과는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동영상 중심으로 ‘보고 느끼는’ 이미지의 감성 정치가 ‘읽고 쓰는’ 텍스트 중심의 교과서적 정치를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정치인이 유튜브 개인방송을 통해 자신의 정치력과 영향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왜 유튜브를 볼까?

시사주간지 ‘타임’은 유튜브를 “수백만 명에게 상상하지 못한 차원의 즐거움과 교육, 자극, 상호 교감의 길을 열어 준 근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평가했다. 유튜브의 매력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바로 이게 아닐까. 거의 모든 분야의 튜토리얼 영상, 음식, 문화, 여행, 교육, 정치, 경제, 사회, 지식과 정보 등 세상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유튜브가 가진 아카이브의 힘은 실로 엄청나다.
C세대(Contents Generation)의 등장으로 인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구조 자체가 변화한 것도 한몫 했다. C세대는 접속(Connection), 창조(Creation), 커뮤니티(Community), 큐레이션(Curation)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이들은 매일 유튜브에 머물며 개성 넘치는 영상을 즐기고 공유한다. 또 개별 라이브러리 관리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 2007년 1월 타임지 표지. 뉴욕의 <TIME>지는 2007년 ‘올해의 인물’로 유튜브(YouTube)와 당신(You)을 의미하는
중의적 표현인 ‘당신(you)’을 선정해 당시 큰 화제가 됐다.
타임지의 예견대로 2019년 유튜브는 모든 이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민주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또 예전에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수동적으로 매체의 선택을 기다려야 했다면, 지금은 본인이 원하면 당장 자신의 일상을 담은 V-log(Video+Blog)를 통해 자기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 블로그에 일기를 올리던 사람들이 영상 플랫폼으로 넘어온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유튜브 덕분에 가능해졌다.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상위 TOP 10은 이미 유튜버가 차지한지 오래다. 일반인들도 셀럽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유튜브를 ‘민주적인 플랫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리뷰, 먹방, 뷰티 등 유튜브 영상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높이 산 기업들의 참여도 날로 활발해지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로는 소통의 한계에 봉착한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유튜브를 통해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이다. 매일 10억 시간 이상 시청자가 머무는 플랫폼은 기업 입장에서는 최고의 마케팅 탐구인 셈이다.

유튜브가 바꿔 놓을 미래는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더욱 혁신적인 플랫폼이 등장하더라도 유튜브가 지금껏 쌓아온 방대한 콘텐츠의 힘은 상당 시간 지속될 테니 말이다. ‘Broadcast Yourself!(당신 자신을 방송하세요!)’를 슬로건으로 내건 유튜브가 앞으로 어떻게 우리 일상을 얼마나 더 변화시킬지 궁금하다.

<유튜브에 올라온 첫 번째 영상은?>

유튜브는 잘 알려졌다시피 미국에서 시작된 동영상 공유 서비스 플랫폼이다. 모바일 결제 앱인 PayPal의 직원 이었던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조드 카림이 2005년 2월 공동 설립한 회사다. ‘친구들에게 파티 비디오를 좀 더 편하게 공유하기 위해’ 만든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05년 4월 23일 유튜브에 올라온 첫 동영상은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배경으로 찍은 19초짜리 영상 ‘동물원의 나(Me at the Zoo)’이다. 이는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조드가 촬영한 영상이다. 이후 구글은 2006년 10월 유튜브를 인수해 2007년부터 각 국가별 현지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국어 서비스가 도입된 건 2008년 1월. 구글의 강력한 알고리즘 파워까지 등에 업은 유튜브는 이후 10년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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